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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3개월차 주니어 프론트 개발자 이야기

by HenryNoh 2022. 9. 6.

어떻게.. 올해 초에 마지막으로 글을 쓰고 블로그는 쳐다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간혹 기억이 나서 구경하러 들어오면 여전히 조회수가 나온다는 것에 신기해하면서 다시 나가고는 하는데 그럴 때마다 다시 글을 써볼까 하는 고민들이 들기는 했었다. 모든것은 습관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하는 나인데 역시 한 번 블로그에 글을 쓰는 습관이 무너져버리니 계속해서 안쓰게 되었다. 아무튼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은 그랬던 거고 올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대충 정리해보려 하는데 오랜만에 글을 쓰려니 잘 안되긴한다...


올 초에 도입하려고 했던 TDD는 처참하게 실패했다ㅎㅎ....

거의 2~3주동안을 TDD에만 메달리고 도입하고 실전처럼 써보려고 해보았지만 역시 안되는 건 안되는 것인가보더라. 도입이 불가능했던 이유에 대하여 3가지만 간략하게 소개를 해보자면

  1. 리딩실력 부족
    명백하게 내 실력의 부족이었다. 현재 사내의 프로젝트에 맞게 설정을 하고 버전을 맞추고 써드파티간의 호환성을 맞추고 별짓들을 몇일에 걸쳐서 다 해놓고서 실제로 코드를 짜고 있으니 테스트 코드를 짜는 시간이.. 개발을 하는 시간의 1.5 ~ 2배 가까이 드는 것이 아닌가..
  2. 프로덕션 레벨 코드 참조 부족
    위의 내용에서 따라오는 말인데 결국 예시가 될만한 코드를 봐온게 없으니 내가 스스로 내가 알아서 다 만들어야 하는데 뭘.. 아는게 있어야 하지.. 간단한 E2E 테스트야 수백번을 쓰고도 남았지만 그 다음레벨로 넘어가자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해야할지 방법조차도 떠오르지 않았다.
  3. 현실과의 괴리감
    분명히 개발을 빠르게 하고자, QA를 빠르게 하고자, 기획을 쉽게 하고자 TDD를 도입하고자 한 것 이었는데 오히려
    개발 속도는 느려지고, QA는 손수하는게 더 빠르고, 기획자는 테스트를 믿을 수 없다는 게 문제였다.

결론적으로 나중에 TDD를 성공적으로 회사나 프로젝트에 도입시키기 위해서는 내 역량, 테스트라는 것에 대한 사내 팀 전체의 이해, 기획과 디자인부터 시작되는 ATDD 같은 것이 도입 되는 것이 조금 더 현실적이지 않나 싶다.


내가 맡은 프로젝트들은 시간내에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해낼 수 있게 됐다.

이건 솔직히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개발자의 가장 기본적인 소양이라고 본다.
제발 많은 개발자분들이... (왜 대체 개발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적어도 많이 잘하던가)
자신의 역량을 파악하고 기한을 타협하면서 그 시간내에 좀 잘 맞춰서 해줬으면 좋겠다. 매번 기획팀과 디자인팀과 의사소통도 제대로 못하고.. 요구사항도 파악못하고.. 결국 그러다가 도태되기 마련이겠지만 그게 자신이 잘못한게 없다고 생각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뭐 이 글을 보실 분들 중에 나도 개발자인데 왜 그러냐 싶겠지만 옆의 동료가 위와 같은 상황이 된다면 결국 그 부담감과 일은 본인이 맡게 될 것이라는 걸 아시리라 생각한다.

그럼 결국 위에서 말한 저걸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냐. 그게 가장 중요한건데.

첫 번째로 일단 내 능력을 잘 알아야한다. 진짜 정말 많이 내 능력을 객관적으로 명확하게 잘 알아야한다. 내가 어느정도 일이 주어졌을 때 이 일을 도대체 얼마만에 해낼 수 있는지에 대한 기한을 산출하는게 첫번째 조건인 것 같다. 주어진 문제를 보고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단기간내에 파악해서 빠르게 어느정도의 시간이 걸릴지 생각하고 타협해나가는 것이 첫번째 과정이다.

두 번째로는 의사소통능력이다. 이건 솔직히 타고나시는 분들도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늘어가시는 분들도 계신데,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못하시는 분들이 계시다. 아니 솔직히 안 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잘못된게 없다고 생각하니 안 변하는게 아닐까? 좀 노력했으면 좋겠다. 상대방에게 기분나쁘지 않게 말하는 방법, 내 상황을 명확하게 이해시키는 방법, 내가 필요한 것을 확실하게 요구하는 방법 등등 정말 많은데.. 흐지부지 하는 어조와 말투 화법으로 대화하고자 한다면... 주변의 모든 사람이 본인을 안좋게 생각할 것이다.

세 번째로는 공부다. 지금까지 시간이 흘러오며 가장 중요하게 느낀게 아이러니하게도 개발실력향상이 아니라 의사소통능력향상이라니 의문이 많이 들겠지만... 이유는 간단하다. 회사니까.... 정치와 눈칫밥의 세계다.. 개발 백날 혼자 잘해서 아무도 모르면 아무짝에도 쓸모 없다.. 물론 그런 것들도 다 기본적인 지식과 공부 노력이 받쳐줘야 하는 것이다.
같은날 같은회사에 입사한 두 신입이 3년이 지나서 A는 B에게 배울 점이 더이상 없다고 생각든다면 B는 정말 큰일난 것이다... 정말로... 꾸준히 공부를 해야하는데 이게 참 어렵긴하다. 사실 나도 따로 개인 프로젝트 같은 건 안하는 편이라서 고민이 많이 되긴 한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 프론트업계를 흔드는 트렌드나 어느 프레임워크가 주를 이루고 있는지, 어떤 신기술들이 어떻게 나와서 어디로 가고 어떻게 사장되는지는 그냥 기본적으로 알아보며 살아가야 한다.


이건 사실 회사내의 조직변화로 이루어진 결과인데 새로운 것들을 많이 하게 된 것 같다.

우선 AWS S3와 Cognito만 가지고 프론트 개별적인 서비스를 백엔드 API와 DB 없이 만들어 내기도 하였고,
마찬가지로 S3를 활용하여 기존에 있던 메일링 서비스와 sqs를 붙여 새로운 메일링 서비스를 만들어 내기도 하였다.
또한 팀내에서는 안드로이드를 RN으로 바꿔가는 프로젝트도 병렬적으로 진행중이며
컨플루언스가 도입되어 개별적, 단체적으로 문서를 작성하기도 하고 채용절차에 따라서 신입사원이 들어오기도 하고
온보딩을 하기도 하며, 짧게 멘토 역할도 하게 되고 재밌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또한 회사적으로도 투자규모가 늘어나고 리모델링도 하게 되고 새로운 분들도 오게되고 급변하는 시기가 되었다.


아무튼 회사에서의 8개월은 이랬고.. 내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보면 쉽지 않은 상반기였다.

우선 가장 큰 문제를 가져다 준건 주식이었는데.. -30% 정도는 충분히 예상을 했고 내 MDD 자체도 그정도 까지는 될거라고 예상했던바가 정확하게 맞았던 것처럼 아무렇지 않았다. 하지만 이 엄청난 하락장이 장기화되며 -50%를 보자 사실 조금 멘탈이 흔들렸다. 하필이면 이 시기에 연봉이 엄청 올라버려서 그렇게 급진적으로 공격적으로 투자할 필요성이 없어지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굳이 왜 해서 마이너스를 더 높여버렸을까. 안했으면 이미 많은 돈을 모으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들과 상념들이 정말 많이 떠돌아다녔다.

사실 극복을 하고자 노력한것은 별로 없긴 한데, 흔히들 하듯이 그놈의 존버를 한달 반 정도 하였다. 그렇지만 상당히 긴 하락장이었으니 나아질 기미는 안보였고 결국 손절을 하게 되니 실질적 실현손익은 줄었지만, 그놈의 -40% -50%를 안보니 마음이 편안해지더라. 처음에는 무조건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생각을 하여 제대로 뛰어들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얼마전처럼 혹은 그때처럼 힘들거나 불안한 마음이 들때마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 가서 그사람들의 생각을 공유하고 글을 읽어보며 안정하고 머리를 차갑게 식히는 편이다.

다른 한가지는 건강의 문제인데, 한 8년정도를 펴오던 담배를 드디어 끊었다. 사실 뭐 건강상의 문제라고 해봐야 그냥 살찐 것 빼고 아무것도 없긴한데. 지금부터 시작안하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담배를 끊었었다. 그렇지만 그 역풍이랄까.. 살이 많이 쪘다. 살이 찌니 움직이기 귀찮아지고 의욕이 줄어들고 누워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걷는게 힘들어지고 운동을 더 귀찮아하고 참.. 여러모로 안좋은 점들이 너무 많다. 위의 주식은 지나간 문제라면 살을 현재의 문제인 것 같다. 겉으로 보기에 사실 엄청 돼지처럼 살쪄보이는건 아닌데 근육이 없다보니 참.. 스스로 반성이 많이 되는 부분인 것 같다.

위 두개를 제외하고는 뭐 과소비하는 문제, 책읽고 싶어서 사두고 안읽는 문제, 유튜브만 보는 문제, 이렇게 꾸준하게 블로그 글을 작성하고자 했는데 안하는 문제 등등 참 많지만 하나둘씩 개선해나가면 되는 것이니 내년에는 좀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다음 글 작성이 이번 주가 될지 이번달이 될지 내년이 될지 나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그저 나와 비슷한, 결이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잘됐으면 좋겠고, 세상의 모든 개발자분들이 힘내면 좋겠고, 나도 더욱 성장해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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