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og/private

42서울 La piscine 후기

by HenryNoh 2021. 4. 5.

2021년이 된 지 3개월이 흘렀다.

3달 동안 했던 것을 꼽자면

1월은 놀기..? 및 나의 블로그 냄비 카피 프로젝트하기.

2월은 부산에서 42 서울의 전반 과정인 라 피신에 선착순으로 운 좋게 붙게 되어 지원금 100만 원과 C언어를 조금 더 경험해보고자 다시 서울의 자취방으로 올라왔다.

42 서울은 약 1년이 넘어가는 기간 동안 진행되고 있는 코딩 부트캠프 형식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의 전신은 프랑스에서 시작된 에꼴 42이며 모든 프로그램의 방식이나 운영 구성은 그와 동일하다.

나는 취업에 도움이 되고자 42 서울을 지원하여 4기 1차 La piscine 과정에 붙게 되었다.

2/15 ~ 3/19까지 (코로나로 인하여 1주는 제외하고) 진행된 5주 간의 프로그램에는 이미 많은 블로그들과 사람들에 의하여 알듯이 C언어를 통한 코딩을 해야 한다.

대부분의 정보들이 기밀유지 서약서로 인하여 풀리지 않기를 42 프로그램 측에서는 바라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구글링만 해봐도 이미 모든 문제들의 답이.. 나와있는 상황이다.

뭐 아무튼 혹시라도 내 블로그를 보고 42 서울을 지원하고 싶은 생각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물론 거의 없겠지만 이 밑은 나의 주관적인 의견이므로 참조하기를 바라기도 한다.


42 서울은 이미 IT를 전문기관 이상 수준에서 교육받은 사람은 안 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몇 년째 공부를 하며 이제 프로그래밍이라는 세상에서 일을 좀 해보고자 하는 입장인데 개인적으로 이 프로그램이 취업에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긴 했다. La Piscine 과정의 초반부를 제외하고는 C언어를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이미 대부분의 파트를 이해하고 쉽게 넘어갈 것이다. (물론 평가 방식의 제한이 있기에 빠르게는 불가능하다.)

또한 프로그램의 취지 자체가 프로그램 설명의 불친절함으로 인하여 스스로 찾아가는 것 / 교수, 교재, 학비도 없다는 3가지 시스템으로 동료들과의 상호협동을 통한 성장을 바라는 것 같은데 사실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초반 1~2주간은 말도 많이 안 하고 혼자서 하기에 바쁘다. (물론 이것은 기수마다 다를 수도 있고 내 주관적인 의견일 수 도 있다.)

그럼 중요한 건 왜 비추천하냐는 것인데 간단히 말하자면 배울 점이 없다. 대부분의 문제와 과정들이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반복되는 것이 대부분이고 이미 프로그래밍을 몇 년 이상이라도 해온 사람이라면 이것보다 다른 길을 찾게 되기 마련이다. 혹여라도 배울 점은 나보다 잘하는 동료를 찾을 수 있다는 것, 이러한 과정이 재밌고 즐거워서 C언어로 할 수 있는 분야에 뛰어들 수 있게 해 준다는 점.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하게 추천해주고 싶은 사람은 있다.

본인이 코딩이라는 분야에 뛰어들고 싶은데 IT라는 것을 접해보지 못하였고, 사람들과의 사교성이 뛰어나며, 확실한 체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이보다 더 좋은 프로그램은 있을 수가 없다.

위에 해당되는 사람이라면 속는 셈 치고 다른 것 다 제쳐두고 42 서울을 아니 라 피신 과정만 겪어보아도 내가 IT를 해야 할 사람인지 아닌지 정말 1주일 만에 알게 된다.

또한 본인이 대학교를 IT 관련 분야에 들어가 재학한 지 얼마 안 됐거나 아직 코딩과 컴퓨터에 대한 기초지식과 사고가 부족한 사람들에게도 적극 추천한다.

아니면 IT 일을 하거나 그와 연관된 일을 하고 있는데 이직을 생각 중이면서 내가 좀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이하는 라피신 과정을 앞으로 하시는 분들에게 말하고 싶은 내 생각이다.

나는 정확히 2주 반쯤 됐을 때 자체적으로 과정을 중단했다. 물론 그것은 다른 이유도 있었지만 제일 중요한 건 중간에 코로나로 인하여 1주일이 멈췄다는 점,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는 점이 있을 것이다.

앞으로 라피신이라는 과정을 진행하게 되어 혹시라도 이 글을 보게 되실 분들에게는 정말 부탁드리고 당부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첫째로 절대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 처음 프로그램을 시작하면 설명이 나와있다. 모르겠으면 옆사람 앞사람 뒷사람에게 물어보라고 한다. 이 말은 정말 적극 공감하는 점이다. 거의 피신 과정이 끝나는 마지막까지 진도가 아주 앞부분인 사람들이 몇몇 있었는데 대부분이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지를 않았다. 그런 것을 보면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섰다.

둘째로 정말로 할 거면 체력을 기르고 와야 한다. 42 서울 1기 때는 코로나 극초반이기도 했고 전일제로 운영이 되었지만 그때는 그나마 시간이 좀 여유로웠을 것이라고 짐작만 한다. 하지만 지금은 무조건 격일제이다.

현재 운영방식은 당일 오전 9시~ 익일 오전 9시까지 출입을 할 수 있는 여건인데 하다 보면 느끼겠지만 24시간은 정말 너무나도 부족하다. 1주일에 팀 평가와 시험을 제외하고 약 60시간 정도가 주어지는데 사실상 이 시간 동안 계속 있다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체력이 안된다.. 그 누구도... 그리고 평가방식으로 인하여 중간에 비는 시간도 상당히 많아지고 그러다 보면 체력적으로 한계에 부딪치는 지점이 온다.

라피신 과정을 시작하기 전에 공지를 해주기도 하지만 정말 순수하게 코딩 실력은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 내가 배우고 왔건 모르고 왔건 정말 잘하건 못하건 아무 의미가 없다. 선발되는 시스템부터가 실력순이 아니기에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으며 정말 필요한 단 한 가지는 체력이다.


마지막 여담으로

4주 중 나는 2주 반 정도를 참여했지만 초반부는 정말 재밌었다. 약간 방탈출을 하는 느낌이 많이 들기도 했고 포인트가 쌓이고 포인트를 사용하고 하는 제도 자체도 재밌었고 다양한 방식에서 새로운 것을 느끼고 경험했다.

지금의 내 생각은 대부분 부정적인 의견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확신한다. 진심으로 약 5~6년간 코딩을 하면서 그렇게 몰두하고 집중하고 끈기 있고 집착하면서 코딩을 해본 것은 탑 3 안에 드는 것 같다. 다만 어느 순간 지쳐서 과정을 중단하고 취업에 몰두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잘한 것 같다.

마지막으로 42 서울을 지원하는 모든 분들이 열심히 하고 잘됐으면 좋겠다. 응원한다!

댓글